2008년 06월 20일
[로드앤] 나의 B와의 호흡. - 벤츠 마이비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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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 벤츠의 공식 수입사인 한성 자동차의 협찬을 통해 1박 2일간 마이비를 시승하게 되었다. 삼성역 근처의 대치 전시장에 앉아 잠시 기다리니 마이비가 들어오는 모습이 보인다. 말끔한 검정색상과 17인치 순정 휠의 날카로운 느낌이 기대 수준을 높였다. 다부진 앞모습에 비해 이전 세대 E-Class를 닮은 테일라이트로 마무리되는 뒷모습은 다소 움츠러든 인상이다. 문을 열고 3인칭이 아닌 1인칭 관점에서 바라보게 되었다. 어쩌면 개인 별 호불호는 익스테리어보다 인테리어에서 더 큰 차이가 날지도 모른다. 전반적으로 부드럽지만 다소 심심한 느낌도 흘린다. 각종 버튼의 표기가 약자 혹은 마크로 되어 있어 처음엔 애매할 수도 있으나 한 번씩 눌러보니 ‘애매함’에서 ‘깔끔함’으로 전환된다. 가격을 떠나 메르세데스 벤츠라는 제조사를 볼 때, 버튼의 조작감 또한 기대를 했다. 적중했다. 명쾌하며 입력과 비입력의 구분이 확실했다.

MLV-Multi Lifestyle Vehicle란 단어는 생소하지만 직접 앉아보자 이해가 가능했다. 왠만한 세단보다 키가 크고 시트 포지션 또한 높다. 시트의 높이를 상당 부분 더 올릴 수 있어서 SUV의 넓은 시야를 MLV의 부분 집합으로 생각하게 한다. 사이드 미러의 위치는 낮은 편이지만 운전석의 윈도우 라인이 앞쪽을 향해 기울어 있어 후방, 전방 시야를 넓히고 답답함을 줄여준다.



외향은 그리 커 보이지 않고 4.2미터라는 차체 길이가 이러한 느낌을 증명한다. 하지만 내부는 실용적으로, 주어진 차체 크기 안에서 최대한의 공간을 만들어 냈다는 느낌이 가득하다. 충분한 레그, 숄더, 헤드룸은 동양인 체형에는 더욱 여유가 있을 것이다. 트렁크는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넓고, 뒷좌석을 접어 2.95m, 2245L에 달하는 공간을 만들 수 있다고도 한다. 자동차 말고는 다 실을 수 있을 것 같다.

천정은 넓은 파노라마 루프가 상당량을 차지하고 있는데 오픈이 되지 않는다. 넓이가 조금 좁아도 열리는 썬루프가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흠, 뒷좌석에 나의 2세가 타고 있다면 이 생각이 바뀔 수도.


시트의 일부가 직물로 되어 있다는 점은 분명 아쉬운 부분이다. 가죽과의 원가 차이가 얼마 나지 않을 거란 생각이 쉽게 사라지질 않는다. 직접 피부에 닿는 경우는 잘 없지만 먼지를 터는 데에 ‘손으로 쓱쓱~’ 하는 것 이상의 노력을 요구한다. 반면 트림을 비롯한 도어면 전체가 직물로 되어 있는 점은 좋았다. 운전 중은 물론, 팔을 걸칠 때 차가운 플라스틱이 아닌 직물이 따뜻하고 부드럽게 받쳐준다. 전동 시트의 조작 스위치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있지만 직관적이어서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다. 차량의 성격-여러 사람이 운전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메모리 기능의 부재는 살짝 아쉬웠다.


처음 앉을 때, 변속기에 손을 가져갈 때, 신호대기 중 잠시 시선을 내릴 때마다 벤츠 로고가 안정과 안심을 준다. 어떤 안전 장비가 장착되어 있는지 확인을 하지도 않았다. 그냥 벤츠니까 알아서 최대한의 안전 설계 및 장치를 넣었을 것이란 믿음뿐이다.


자동차의 많은 용도 중 '폭주'를 제외하고 생각할 때 1,300kg 남짓한 몸무게에 2.0리터와 136마력은 대부분의 상황에서 무난할 것이다. 실내 소음은 많이 유입되진 않지만, 4기통 엔진의 급가속, 고속에서의 소음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일 게다. CVT변속기도 기대 수준을 충족시킨다. 스포츠 모드로 전환하면 좀 더 높은 RPM을 사용하게 된다. 고속도로의 합류점에서 약간의 기분 전환이 필요할 때 버튼 하나로 운전자의 심중을 파악하며, 100~150km/h 영역에서의 주행성도 무난했다. 코너쏠림이 거북스럽지 않고, 고속 상태에서는 스티어링 휠이 무거워져 안정감을 준다. 서스펜션은 국산 차량에 비해 단단한 편으로 흐트러지는 느낌 없이 차체를 잘 잡아준다. 부드러운 승차감을 기대하는 이에게는 생소한 느낌일 수도 있고, 노면의 굴곡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물론, 스포츠카나 튜닝 서스펜션의 딱딱함과는 거리가 먼, 일상을 위한 답력이다.

중장거리 주행에서는 훨씬 유리한 세팅으로 100km가량의 중거리 주행 후 특별한 피로를 느끼지 못하였다. 개인적으로 한국에서의 일상 생활을 위한 서스펜션의 조건으로 과속 방지턱을 얼마나 상큼하게 넘어가느냐를 꼽는데 적당한 부드러움과 끊어짐이 섞인 세팅으로 대부분의 도로에서 무난한 느낌을 제공한다. 정지, 저속 상태에서는 작은 힘만 가해도 스티어링 휠이 잘 돌아가서 ‘작은 차체를 통한 편리한 주차’에 일조한다. 영종도에서 워크샵이 있던 터라 인천공항고속도로를 달리며, 크루즈 기능을 사용해 보았는데 단순히 현재 속도 고정만이 아닌 크루징 속도 증가&감속, 쓰로틀 개방을 통한 순간 가속 후 크루징 속도 유지 기능이 있어 편리하였다. 다만, 스티어링 휠을 정석대로인 10시, 2시 방향을 잡을 경우 윙커(깜빡이)보다 크루즈 레버가 먼저 닿기 때문에 종종 혼동하기도 했고, 윙커 레버는 와이퍼(그것도 앞뒤) 컨트롤 기능을 겸하고 있어, 단기간에 익숙해지기는 어려웠다.

마이비와 잠시 호흡을 맞춰본 후, 내려서 이곳 저곳을 둘러본다. 꽤 큰 센터 콘솔에 휴대폰 한 개만을 넣을 수 있을 정도로 작은 수납 공간만이 있다는 점이 의아했지만 콘솔 뒤를 보니 뒷좌석 탑승자를 위한 2개의 수납 공간이 더 보인다. 내렸다 다시 타면서 보니 벤츠 마크의 사이드씰과 시트 사이 길고 좁은 수납 공간이 더 있는 것을 찾을 수 있었다. 스티어링 휠의 리모컨은 총 8개의 버튼을 갖고 있으며 손을 떼지 않고 대부분의 조작을 할 수 있지만, 버튼의 넓이 때문인지 혼버튼 영역까지 거리가 멀어, 필요한 상황에서 사용하지 못한 적이 있다.

마이비의 특징은 스페셜리스트보다는 제너럴리스트에 가깝다. 적당한 출력과 운동 성능, 효율적인 실내 공간과 편의 장비를 제공하는가 하면 짧은 차체 길이를 갖고 있어 주차가 편리한 점은 한국 시장에도 잘 어울린다.



기존의 수입차와는 달리 풀옵션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3,700만원이라는 가격은 부담스럽고 최근에는 비슷한 가격대의 수입차가 많아졌기에 떠올릴 수 있는 다른 차량도 많다. 그렇다면 철저하게 벤츠의 관점에서 보는 것은 어떨까. 다른 자동차와의 비교가 아닌 벤츠 안에서의 비교로 말이다. 다른 클래스에 비해 저렴한 가격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장 중요한 안전을 포함한 아이덴티티가 살아 있다. 1박 2일의 시승으로 다 알 수는 없었지만 운전 시간이 길어질수록 세세한 배려가 눈에 들어온다. 리모컨의 볼륨업, 볼륨다운 버튼이 각각 양각과 음각으로 되어 있어 헷갈리지 않을 수 있고, 스티어링 휠의 손에 닿는 부분이 원통형이 아닌 타원형으로 편하게 감아쥘 수 있는 등의 요소 말이다. 벤츠 중에서도 아직 많이 볼 수 없는 모델이라는 점은 감성적인 면에서의 스페셜리스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가격 대 성능 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지만 개성과 약간의 사치스러운 감성을 느끼려 한다면 마이비는 좋은 동반자가 될 것이다.

협찬 한성자동차 http://www.hansu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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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드앤 | 2008/06/20 10:41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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