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6월 13일
[로드앤] 조용욱님의 마즈다2 (부제:내가 디자인한 차량을 소유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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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임포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일본 차량에 대한 수요는 이전부터 꾸준했다. 소수드라이버를 중심으로 90년대를 풍미한 수프라, MR2, 페어레이디, RX-7, R34, 이클립스, 실비아 등 일본 특유의 다이내믹한 디자인과 강한 퍼포먼스, 넓직한 튜닝 범위를 지닌 차량들이 주류를 이루었다. 또한 순정상태로 다니기보다는 내, 외관, 엔진 튜닝이 이루어진 상태의 차량이 더 많았다. 현재의 모습은 약간 달라졌는데... 위와 같은 성향의 차량 즉 350Z, S2000, G35쿱등과 상대적 독창성을 무기로 한 패션카, 박스카, 미니카들이 멋쟁이들을 유혹한다.

정식 수입 중인 것은 아니지만 아기자기하고 독특한 디자인의 일본 소형차, 박스카를 이전보다 훨씬 자주 볼 수 있다. 큐브, 마치(닛산), 사이언, BB(도요타) 등이 그것들. 상큼한 디자인으로 홍대나 압구정 골목을 구성하는 적절한 요소가 되는가 하면 오른쪽 문을 열고 나오는 운전자는 또다른 느낌을 준다. 실용성과 외적 매력, 저렴한? 가격을 겸비한 이러한 성향의 차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 특별히 비싼 것은 아니지만 또 자주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상대적인 독창성은 곧 오너에게나 행인에게나 매력이 되어 기존의 소형차와 차별화를 이룬다. 우핸들이 주는 불편함, 국산차와 정식 수입 차량보다 비싼 유지보수비라는 패널티를 받아가면서도 말이다.

자, 그럼 후자에 해당하는 성향의 일본형 소형차에 핵심에 서있는 마즈다2(일본명 데미오)에 대한 이야기를 해당 차량의 오너이자 해당차량을 디자인한 조용욱님로부터 직접 들어보도록 하자.

조용욱님의 마즈다2





(차를 인도받은 첫날 찍은 해드램프 사진)

제게 2007년은 '태어나서 처음 접해보는 기쁜 일'이 많았던 한해였습니다. 두 명의 자식이 태어났죠. 하나는 사람이고 하나는 자동차입니다ㅎㅎ 컴퓨터의 성능이 아무리 뛰어나다지만 번역, 창작 등 기계적인 한계로 인해 처리하지 못하는 일이 많이 있습니다. 1월에 아이가 태어나던 순간과 8월에 '내가 디자인한 차' 데미오를 딜러가 몰고 주차장에 들어오던 광경은 그 어떤 동영상보다 더 선명하게 제 머리에 저장되어 있습니다.

뭐, 그렇다고 데미오를 보면서 만화에서처럼 폭포수같은 눈물을 흘리거나 딜러를 껴앉고 덩실덩실 춤을 춘건 아닙니다ㅎㅎ 제 반응은 사실 저도 좀 놀랬어요. 기뻐서 난리부르스를 출 줄 알았는데 생각과는 달리 담담했습니다.

전 사실 그때-데미오와 처음 조우하였을때- 당시의 순간은 제 머리속에 동영상으로 영원히 저장될 만큼 개인적으로 의미있는 순간이었음에도 불구, 데미오가 처음 주차장으로 들어오는 순간 어느정도는 객관적인 시각으로 데미오를 바라봤습니다. 지금까지 미디어를 통해 신차가 등장하는 장면을 수없이 봐왔고, 그에 따른 많은 임팩트들을 기억하고 있어요. 수많은 신차들과 비교했을 때 데미오의 임팩트는 어떤 것일까?... 이런 기분이 자연스레 들었어요.

한마디로 "내 첫작품으로써의 주관적 감정" VS "데뷔 신차로써의 객관적 평가"....

아이러니 하지만 개발중에 지겹게보고 마음고생이 심해서 그런지 신선함이 덜했어요. 사실 살벌하게 멋지지도 않았고, 그래서 제 머리속의 한편은 "저 차를 내 차라고 해서 멋지다고 스스로에게 과장하지 말자"...라는 의식이 있었던 것 같아요. 자신이 한것에 대해 무조건 잘 했다고 외쳐대는 사람들이 싫다면 너부터 그러지 마라.... 네발로 굴러오는 저놈이 내 스케치의 선으로부터 생산된 놈이라는 감회만으로도 충분히(*100) 기쁘지 않냐.... 스튜디오 안에서 말 그대로 바닥을 기어가며 테이핑하던 차가 실제 길 위에서 굴러다닌다....기쁘지 않냐?.... 단, 진정 자부심에 눈물 흘릴만큼 차를 만들려면 아직도 멀었다... 그래서 난리부르스를 추지 않은것이라 냉정하게 평가합니다. 단지 저의 고생을 유일하게 알고있는 와이프의 칭찬 한마디를 간절히 기다렸는지도 모르구요. 데뷔 후 데미오가 상을 많이 받은건 너무나 감사한 일이지만 그렇다고 당시 느낀 제 감정을 뒤집을 수 있는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자신에게 솔직해야죠. 물론 살아남기 위해 최소한으로 자랑해야하는 부분을 제외하고 말이죠. 무한겸손은 제게도 없습니다.ㅎㅎ 마냥 쳐다봤습니다. 그 후로 오랫동안...

각주) 디자인은 장르를 불문, 그걸 디자인한 본인들은 크게 감흥이 없다는 것은 무척 진솔한 표현이다. (프로젝트가 크면 클수록 더욱더... 고생을 엄청나게 하기 때문...)스피라 웹사이트를 제작할때도 그랬다. 너무나 지겹게 본 나머지 처음 선보일때 잘한건지.. 못한건지... 좋은건지.. 나쁜건지.. 자신의 느낌보다는 외부평가로 인해 아.. 그렇구나! 라는걸 느낀다. 아마 조용욱님도 이런 느낌이 아니였을까...




(데미오와 함께 한 첫 드라이브 온천 여행때 사진.....돗토리켄에서 바라본 동해를 배경으로 한컷, 온천여관 주차장에서 한컷)
먼저 디자이너로써 느끼는 점을 언급하면, 개발 당시의 디자인 모델 즉, 디자인적 자유도가 있던 시기의 형태를 알고 있다는 점이 저를 약간 아쉽게 만든 것 같아요. 엔지니어링적인 조건으로 인해 양산형 최종 시판 모델은 다소 변하고.. 평범해졌다고 해야 할까요. 생각했던 요소 중 몇 가지를 잃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소위 말하는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라고 느끼는 부분이 몇 군데 있습니다 ^^ (개발 과정에 대한 글 가운데 클리닉 모델 사진이 있으니 참고로 비교해 보시는것도 좋을듯)

관련링크

마즈다 데미오(마즈다2) 키 디자이너 한국인 조용욱

예를 들어 사이드실(도어하단 부분)의 볼륨이 이런저런 조건에 의해 얄팍해지며 말려 올라간 점...과격한 쇼울더캐릭터를 든든하게 받쳐주었던 하단의 볼륨이 적어짐에 따라 차의 스탠스가 많이 약해진 점이 가장 아쉬웠죠. 또한 트렁크 해치의 열리는 부분 가로 길이가 넓혀지면서 상대적으로 작아진 테일램프에 더해 프레스의 조건에 따라 평면도상으로 밋밋해져버린 양쪽 테일램프 사이의 면도 아쉬운 부분입니다. 덕분에 엉덩이의 볼륨이 단박에 50%정도는 줄어든 느낌이예요. 또 A필러의 각도가 승하차시 머리와 부딛히지 않아야하는 조건에 물려서 약간 세워져야했던 점등도 아쉬웠었죠.




(구형 데미오-2세대-와의 우연한 주차장 조우....컨셉이 완전 다른 차죠...)

디자인이 구매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임은 틀림 없지만 생산 및 실제 운행이라는 면에서는 앞서 디자이너로서 말했던 트렁크 해치의 개구부 폭이나 A필러의 각도가 변경된 점이 충분히 이해가 되더군요. 실제 아기 유모차를 싣고 내리고 하다보니 이 폭도 충분한 것만은 아니구나...라고 느꼈고, 'A필러의 각도도 이거보다 더 낮췄으면 타고내릴때 머리 부딛히는 사람 많았겠다 싶은 맘도 들고 말이죠.ㅎㅎ 소위 '상품성이란 측면에서 무조건 디자인만을 고수할 것도 아니구나...라고 느끼게 되는 부분들이 있어요. 자동차 디자이너가 스타일의 비중이 높은 스포츠카를 괜히 하고 싶어하는게 아니죠.ㅎㅎ



(동네 도시락 가게 앞에서 찍은 실루엣)

이런 저런 부분을 다 떠나 무엇보다 냉정하게 디자이너로써 데미오의 디자인을 평한다면 사실 많이 모자릅니다. 동일한 플랫폼을 사용한, 최근 등장한 유럽포드의 피에스타와 비교해봤을때 비용면에서 저렴하게 만든게 티가 나는 외관, 예를 들어 피에스타의 크롬 몰딩이나 가니쉬로 이쁘게 마감한 부분들등을 보면 그런것 하나 없이 터프하게 맨살로 승부하고 있는 데미오가 좀 안타깝죠... 또, 디자인의 짜임새면에서 꽉 차있지 못하고 뭔가 느슨해 보이는, 특히 노멀 버젼의 프론트 얼굴에 대한 아쉬움을 버리기 힘듭니다.리어 쿼터뷰의 흥미진진함이 프론트 쿼터뷰에서 조금은 사그러들며 둔해지는 감이 있어요. 사진의 Sport 버젼은 바디사이드 캐릭터의 강약이 나름 이어져가면서 프론트 범퍼의 캐릭터를 형성하고 있기에 노멀버젼보다는 일체감 면에서 낫다고 생각해요.



(동네 세븐일레븐에서 물건사면서 잠깐 한컷)

이런 부족한 면도 많지만 그래도 거리에 나서면 같은급의 B-segment 차중에 '이만큼 스타일리쉬한 차도 찾기 쉽지 않다'는 자부심을 느낍니다. 또한 운동 성능은 발군이라 표현하고 싶어요. 같은급의 다른 회사 차를 운전할 때와 비교하면, 확실히 서스펜션쪽에 마즈다가 없는 돈을 투자하고 있다는게 느껴져요. 하체가 단단한 편이죠. 거기에 Sport버젼은 서스펜션이 더 하드하게 세팅되어있고 대구경 브레이크 디스크등 여러 부분이 더 강화되어 있구요. 가끔은 이런급의 차엔 하체보다 실제 타겟 고객층이 쉽게 느낄 수 있는 곳에 투자해보면 어떨까 싶을정도로 이 회사가 고집을 부리는 면이 있어요.



 

(낮과 밤의 내부 모습입니다. 시프트노브옆의 i-pod 거치대는 근래 따로 설치한 것인데, i-pod을 꼽고 찍는다는걸 깜빡했군요ㅜㅜ 글로브박스의 잡지 꽂이 기능은 정말 편하구요...7단 스티어링휠 패들쉬프트 설정 CVT 는 SPORT 버젼만의 한정 옵션이고, 가운데 사진은 스마트키 - 일본 소형차엔 대부분 옵션 설정이 되어있습니다.)

WCOYT 수상에 빛나는 데미오이지만 이를 바로 동급 최고로 연결시키기엔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인테리어에서 부족한 편의 장비들에 대한 아쉬움도 크고 품질 면에서도 많이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에요. 어두운 대쉬보드의 색감이나 탑승자를 위한 배려가 부족한 뒷자리 등이 불만스럽죠. 다만 마즈다란 회사가 현재 처한 상황에 비추어 볼 때, 가진 역량과 기술을 최대한 발휘하면서 만든 차라는 말만은 꼭 하고 넘어가고 싶습니다. 무조건 확대일로에 서있는 기존의 제네레이션 체인지와는 달리 반대로 약간 작아진 사이즈와 경량화, 이것에 주는 운동성능 향상과 리터당 23km이라는 높은 연비 달성 등이 데미오의 매력이죠. 어떤가요, 단점에 비해 장점이 크게 다가오나요? ^^ 소형차로서 과거에 없던 대담한 디자인은 가장 큰 차별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온라인카쇼 로드앤 www.roadn.com by splen

준비중_ 조용욱님의 Rx-7

관련링크_ 마즈다 데미오(마즈다2) 키 디자이너 한국인 조용욱

데미오(마즈다2)프로젝트 비하인드스토리- 경력 2년차 자동차 디자이너 조용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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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드앤 | 2008/06/13 14:28 | 로드앤 리뷰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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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레이나도 at 2008/06/13 20:35
아... 데미오 정말 예쁜 차인데. 우리나라 디자이너가 디자인 한 물건이었군요.
Commented by 로드앤 at 2008/06/21 00:11
저희들도 카디자인 포럼에서 처음 봣는데.. 저희들도 많이 놀랐습니다.. 인터뷰하면서 느꼈는데.. 겸손도 하시고.. 대단하신 분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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